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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호노] 소리의 목소리 1

 

 

세우(せう) 지음

원출처: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2787505

번역: 에이뇽 (ei-nyong.tistory.com)

 

1일 째

 

어릴 적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걸어 왔던 나의 인생.

이미 깔려 있는 레일 위를 걷는 것은 우수한 나에게 있어 편한 길이었다.

편하고, 간단하고도 너무나 간단한 길이라 특별히 어떤 가치를 찾지도 못한 채 책임감과 중압감만을 지고서 걸어 왔다.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와 책임을 흡수해 나갈 뿐인 매일을 보내며

특별히 친한 친구 사이까지는 진전하지 못했지만 인간관계는 평범했고, 나름 충실한 나날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 샌가 나는 인턴의가 되어 있었다.

 

자유라곤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며 그저 매일이 지나가는 걸 가끔씩 떠올리지만, 그렇다고 딱히 뭐가 되는 것도 아니라 참고 자료를 펼쳐본다.

참고자료를 머리 속에 집어 넣고, 필요 없는 정보와 감정을 조금씩 연하게 지워나가며.

 

 

인턴은 나름 여러 업무를 맡는다.

위에서는 거만한 태도로 지시를 내린다.

연구해야 할 것들도 아직 많이 있어서 머리는 패닉 직전까지 간다.

 

하지만 우수한 나이기에.

해낼 수 있어.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며 오늘도 하루 종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나는 지금 인턴으로서 담당하는 환자가 있다.

그 사람은 사실 입원할 만큼 큰 병이 있는 것도, 부상을 입은 것도 아니다.

몸이 아프다고. 이렇게 아픈데도 모르겠단 말이요? “ “몸에 멍이 들었어

아무리 검사를 해도 병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멍도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생긴 게 아니라 어떻게 처치를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환자가 고통을 느끼고 있는 상태여서 입원을 시키고 상태를 보기로 했다.

하지만 입원 후에도 난동을 피워대는 탓에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결국 오늘도 그 사람이 잠자리에 들 때까지 실랑이를 벌이느라 어느새 밤 0시를 넘기고 말았다.

저런 환자는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정말로 아픈지 조차 알 수가 없었다.

 

 

매일 매일 이런 일들이 이어지고, 결국 수면 부족에 기진맥진.

스트레스는 쌓이고 머리 속은 필요 이상으로 점점 멍해져서 회색으로 변해간다.

 

 

겨우 혼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한숨조차 나오지 않는다.

 

 

 

병원 근처 편의점에서 토마토 주스와 샌드위치를 사서 집을 향해 걸어간다.

발걸음은 무겁지만 집으로 돌아가기 싫은 건 아니다.

돌아가는 것 조차 피곤하다는 이야기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을 혼자서 걷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무도 나를 알아 보지 못할 밤길.

어두운데다 졸음이 몰려오는 탓에 결국 길에서 비틀거리고 만다.

 

 

 

 

 

 

――따악

 

뒤에서 소리가 나서 돌아보았다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잠시 어두운 밤길을 응시했지만 그 앞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피곤한 탓이겠지

 

발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지만, 피곤한 탓으로 돌리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집 근처 모퉁이에서 그 소리가 다시 들렸다.

 

 

 

 

 

 

 

 

 

다음날, 또 소리가 들렸다.

 

그 다음날, 또 소리가 들렸다.

 

그 후로 매일 소리가 들렸다.

 

 

 

조금 무서워서 병원에 남아있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날은 마음이 쉬질 못해서 돌아가는 수 밖엔 없었다.

 

 

매일 피곤할 때면 소리가 들렸다.

어쩌면 노이로제일지도 모르겠다.

 

 

지쳐서 비칠비칠 걸어가는 날이면 더욱 확실하게 그 소리는 울려 퍼졌다.

 

 

 

 

얼마 후 나는 그 소리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20일째

 

오늘은 아침부터 무서울 정도로 지독한 날씨였다.

커튼을 젖히자 회색으로 물든 하늘에선 빗방울이 지면을 때리듯 거세게 쏟아지고 있었다.

밖으로 나와 병원에 다다르기까지 온몸이 흠뻑 젖어 결국 놓아 두었던 예비 셔츠로 갈아입고서 업무에 들어갔다.

 

요즘 계속 되었던 피로와 스트레스에 오늘 아침 내린 비까지 겹쳐 몸 상태는 매우 나빴다.

그래서 오늘도 계속된 환자와의 의미 없는 대화도 스트레스 2배가 되어 마음이 무거웠다.

 

이러다 예의 환자에게 좋지 못한 태도를 보이게 될까 겁이 난다.

그렇다고 지금의 환경에서 특별히 사이가 좋은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상담도 이야기도 들어줄 만한 상대가 없었다.

그런 부류의 상대가 있다면 분명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고 생각은 한다.

 

 

언제나와 같이 한밤중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편의점에 들렀다 집을 향해 걸어갔다.

 

편의점에서 조금 걷다가 모퉁이를 돌면 주택가로 들어선다.

들어서자 바로 들려오는 소리.

 

 

――따악

 

소리가 난 쪽을 향해 천천히 돌아본다.

언제나와 같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없다.

 

다시 앞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처음엔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유령 하나쯤은 씌일 수도 있지 않겠냐』는 간호사의 말을 한 순간 믿어보기도 했지만, 유령 같은 비과학적인 존재가 있을 리 없다.

 

인적이 적고, 어둡고, 불안하기만 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정해졌다는 듯이 한 밤중에 돌아갈 때만 들리는 소리.

 

유령 따위는 없다고 믿는다.

애초에 유령이라면 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이 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물어본들 나로선 알 수가 없다.

 

아는 것이라곤 소리는 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다는 것뿐.

아무런 지장이 없으니 그냥 두면 된다.

 

딱히 무섭지도 않다.

단순한 소리일 뿐이니까.

 

 

 

「오늘은 아침부터 안 좋은 일 투성이였어. 엄청난 비에 온몸이 다 젖어서 기분도 나쁘고, 예의 환자가 아침부터 귀찮게 굴었다고. 이젠 그쯤 해두지 그래? 피곤하게 하지 말고.

 

아무것도 아닌 소리를 향해 혼자서 불만을 말하는 나는 어쩌면 의사보다는 환자에 가까운 인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리는 묵묵히 내 말을 흘려버렸다.

주변에 넘치는 인간이 들어주지 않을 법한 것을 들어 준다.

매일 한밤중에 돌아갈 때만 들리는 소리는 익숙해진 나의 의지가 되어 있었다.

 

 

아아, 나도 완전 피곤해질 대로 피곤해졌나 봐.

 

 

하지만 요즘 들어 깨달은 점이 있다.

 

 

넌 아침에 괜찮았어? 아 뭐 몸이 있는지도 알 수 없지만

 

――따악

 

 

말이나 질문을 던질 때면 돌아오는 그 소리가.

대답하듯이 들려서 나는 다시금 혼잣말을 계속한다.

아마 우연히 울린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에 대하는데 황폐해진 마음에 대답처럼 들려와 마치 대화를 하는 것 같은 감각에 빠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난 집으로 돌아가는 사이에 계속 이동을 하고 있었고, 우연히 들리는 소리라고 하기는 힘들다는 쪽으로 알게 모르게 깨닫고 있었다.

 

 

 

이거, 두고 갈게

 

편의점 비닐봉지에서 빵을 하나 꺼냈다.

요즘 토마토 주스와 밥 외에 늘어난 구입 품목.

 

빵 같은 걸 먹을지는 모르겠지만.

집 가까이에 있는 모퉁이, 항상 여기서부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여기에 빵을 하나.

 

 

내일 또 봐

 

그렇게 한마디 남기고 집으로 돌아간다.

등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빵을 줍는 소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0일째: 아침

 

이제는 익숙해진 길을 걷는다.

오늘은 비도 안 내린 터라 발걸음도 약간 가볍고 기분도 나쁘지 않다.

요즘은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고 돌아가는 길에 토해내기 때문에 스트레스 발산 효과를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항상 마주치게 되는 모퉁이, 밤에 놓아 두었던 빵은 없다.

길 고양이나 새 같은 짐승들이 가져갔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소리의 주인이 먹어 주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병원으로 향하는 내 자신이 역시 이상해져 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없어서 쿠페빵(학교 급식으로 잘 나오는 길쭉한 일반 빵)을 샀지만오늘은 다른 걸 사 볼까.

편의점은 밤중 외엔 갈 수 없어서 전혀 모르겠지만, 맛있는 빵 하나쯤은 있을 테지.

 

 

어라?

 

평소처럼 모퉁이를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모퉁이에 톡하니 놓여있는 물체를 발견했다.

조금 큰 꽃 한 송이가 벽에 기대듯이 놓여 있었다.

 

손을 뻗어 줄기 부분을 쥐어 본다.

비스듬이 잘린 줄기 끝. 왜 이런 곳에 기대듯이 서 있던 걸까.

 

독특한 모양의 보랏빛 꽃.

본 적은 있다. 분명 이름이

 

어 그러니까아아 그래 분명 아티초크(artichoke)였지.”

 

잠시 동안 빙글빙글 돌려가며 바라보았다.

어째서 이런 꽃이 이런 곳에 있는 걸까.

 

 

――부스럭

 

뒤에서 소리가 들려 돌아본다.

하지만 그곳엔 역시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소리의 느낌도 평소와 달랐기 때문에 밤에 나타나는 그것과는 관계가 없을 것이다.

 

 

…꽃이 맘대로 여기에 내려왔을 리는 없을 테고.

 

그런 정체를 알 수 없는 보라색 꽃을 나는 가방 안에 갈무리해 넣고서 병원으로 향했다.

 

 

 

 

 

 

 

 

 

 

 

30일째:

 

오늘도 마음이 무거운 하루였다.

모처럼 기분 좋은 아침이었건만, 아침부터 시작 된 트러블은 끊이질 않고, 자질구레한 업무는 계속해서 나를 짓눌렀다. 휴식도 마음껏 취할 수 없어서 스트레스는 엄청났다.

스트레스만이라면 모를까 육체적으로도 병원 안을 뛰어다니는 꼴이 되질 않나.

무거운 물건을 나르기도 하고.

 

원래부터 체력 능력엔 자신이 없는 걸.

 

 

 

 

이따금 휴식 중에, 책상 위 가방 속에서 아침에 사 온 밥을 꺼낼 때면 보이는 보라색 꽃.

스트레스는 엄청났지만, 이 꽃을 책상에 두고서 바라보며 밥을 먹는 시간은 다소 유의미하게 느껴졌다.

 

그저 우연히 떨어져있던 꽃일까?

아니면, 어쩌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정말로 작은 희망적 관점에서 하는 이야기지만.

그 타이밍에 그 곳에 놓여있던 이 꽃은.

바람이 불면 금방 꺾여 버릴듯한 한 송이 꽃이, 내가 지나갈 때 그 곳에 서 있었다는 사실.

 

어쩌면.

 

이건 나를 위한 꽃일지도 모른다.

 

같은 기대를 하자.

오늘 식사는 평소보다 조금은 맛있게 느껴졌다.

 

 

 

 

 

 

 

힘겨운 업무를 모두 끝마치고서, 오늘도 한밤중에 병원을 나섰다.

 

지칠 대로 지치긴 했지만 편의점에서 빵을 고른다.

언제나 똑같은 쿠페빵은 좀 그렇겠지?

 

주변 진열장을 둘러보았지만 아직 품목 보충이 안 되었는지 그다지 많지 않은 빵이 듬성듬성 놓였을 뿐이다.

평소에 사던 쿠페빵을 들여다보지만 몇 종류 밖에 없었다.

 

…피자빵? 대체 어딜 봐서 피자란 거야. 그냥 피자 맛 비슷한 빵이잖아.

 

결국 쿠페빵을 사고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안 되겠네. 낮이라면 더 좋은 빵이 있었을 텐데.

 

 

 

편의점에서 좀더 걸어가다가 주택가 쪽으로 꺾으면 언제나 나오는 길.

 

 

 

――따악

 

「안녕언제 자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야행성일 거라 추측하곤 있지만어때?

 

작게 소리가 나는 것을 야행성이라 긍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아침에 항상 같은 자리에서 꽃을 주웠는데그것도 네가 한 거니?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가 다시 작게 소리가 나서 혹시 말이 안 통하는 부분이라도 있는 건가?하고 불안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긍정으로 받아 들이고서 약간 기뻐졌다.

 

그렇다면 오늘 아침엔 일부러 나와줬던 거로구나.

반드시 밤이어야만 행동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선물이었다면 이 소리의 주인은 분명 불확실한 존재이긴 하지만 실재는 하고 있다는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한 것 만으로도 기분이 고양되었다.

 

 

 

우물거리며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이나 불만을 흘려보기도 하고.

하지만 매일 불평만 하면 미안하니까.

가끔씩은 이쪽에서 즐거웠던 이야기를 꺼내보기도 한다.

하지만 즐거운 이야기라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어서, 상대방이 즐거워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특별하지도 대단치도 않은 작은 소리는 나에게 있어서『특별한 소리』라 힘든 나날을 극복하기 위한 친구 같은 존재였다.

 

…소리더러 친구라니. 어디선가 들은 공은 내 친구랑 동급으로 위험하잖아.

 

 

 

 

이야기를 들어줘서 스트레스는 경감했다 할 수 있지만.

체력까지 회복하는 건 아니어서 약간 한계를 느낀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 탓인지 천천히 걷는다.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쉬면 될 것을, 15분 밖에 안 되는 거리를 30분이나 걸려가며 걷는다.

 

 

 

 

 

 

갑자기 현기증이 들었다.

역시 피곤한 탓이겠지. 라고 머리 속으로 중얼거리며 휘청하고 태세가 무너지려던 바로 그 때.

 

「안돼!

 

「어…?」

 

뒤에서 들린 소리에 놀라서 돌아본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그곳엔 평소와 다름없는 길 밖에 없었다.

 

자세가 무너지기 직전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쓰러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똑똑히 들었다. 그것은.

 

목소리,였다.

, 이었다.

 

 

 

상상하던 것보다도 앳된 목소리와 서투른 말투.

소녀의 목소리.

 

처음으로 들은 소리의 주인의 목소리.

 

 

 

「…말할 줄 아는구나. 왜 항상 말을 안 한 거야? 모습은 보여줄 수 없어?

 

약간 텀을 두고서 돌아본 쪽에서 들려온 소리에 아아, 역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는구나하는 생각에 어깨는 축 처졌지만 『뭐, 목소리를 들은 것 만으로도 기쁘니까』하고 기분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언제나 지나는 길모퉁이, 비닐봉지에서 빵을 꺼내 도로 끝에 둔다.

오늘은 작은 우유팩도 함께다.

 

「미안해. 뭘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매일 같은 빵으로 샀어

 

떠나기 전에 돌아보았지만, 거기엔 어두운 길, 반짝반짝 빛나는 가로등 뿐.

, 거기까지 기대한 건 아니니까 집으로 향하기 위해 발을 내딘다.

 

「――고마워

 

정말로 작은 소리를 톡하고, 눈 앞에 놓아두듯 던져진 말.

그건 틀림없이 나를 향한 감사의 말이었다.

 

 

「고맙긴, 내일 또 보자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간다.

 

 

내일은 맛있는 빵을 골라야겠다.

 

 

 

어린 애라면 달콤한 걸 좋아하지도 모르겠네.

음료수도 우유 말고 다른 게 좋으려나.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내일은 낮에 쇼핑을 마쳐야겠다고 다짐하며 걷는다.

 

 

 

 

머리와 마음 속에서 상상한 것 보다 훨씬 마음이 편해지던 그 목소리를 다시금 음미해본다.

내일부터는 소리 말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불확실하지만 분명히 내 곁에 있는 작은 의논 상대의 모습은 아직 알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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