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전진하라!! 가오지에 소녀 IS (前進吧！高捷少女Initiating Station) 플레이 후기

 대만 가오슝 첩운의 공식 캐릭터인 가오지에 소녀(高捷少女)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이 나왔습니다.

 제목은 <전진하라!! 가오지에 소녀 IS(前進吧！高捷少女Initiating Station)>.

얼핏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같아 보이지만, 미연시는 아닙니다.

몇개의 분기점을 거쳐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한명씩 공략하는 시스템이 이 게임에는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그래픽 비주얼 노벨" 정도랄까...

플레이어가 선택해야하는 분기점 없이 이야기는 쭉 진행되고, 결말은 매회 똑같습니다.

BGM과 음성지원이 되는 소설책 한권을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전연령판" 입니다 uㅅu).

사실 이 게임을 하기까지 몇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게임을 주문하고, 배송하는데 까지는 아무 어려움이 없었는데,

(참고로 저는 여기에서 구매를 했습니다-> http://www.myacg.com.tw/goods_detail.php?gid=321405 가오지에소녀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확인하시길)

막상 도착하기 하루 전날 깨달은 사실.

"내 컴퓨터엔 CD드라이브가 없잖아!!!"

네...진짜 없습니다...

원래 목표는 집에 돌아와서 

잠자리에 누워 편하게 노트북으로 돌리다가 스르르 잠이 드는 걸 원했는데....uㅅu) <

에이 뭐, 옛날에 쓰던 구형 노트북도 있고, 정 뭣하면 동생 컴퓨터라도 빌리지 뭐 ^ㅁ^

하고 넘어갔는데.

막상 제 노트북으로 돌리려고 하니 왠걸, CD가 읽히지를 않는 겁니다!!!! 8ㅁ8!!!!!

혹시나 해서 보니까, 제 노트북 DVD는 지역코드가 2번.

대만과 한국은 지역코드가 3번이라서 인식 자체가 안되었던 것.

에이 뭐 그럼 DVD 지역코드를 바꾸면 되지 뭐 ^ㅁ^)...

그런데 DVD가 구형이라서인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역코드 변경이 안 되는 겁니다!!!!!

변경 횟수가 4번이나 남았는데!!!!!!!!

결국 포기, uㅅu)-3

어떻게든 이번 주말엔 가오지에 소녀 게임을 돌리겠다는 마음만으로

장렬하게 질렀습니다.

쌤씅 외장ODD.... (반올림해서 약 7만원대에 구입)

쌤씅 글자 옆의 네모난 버튼을 누르면 DVD 넣는 홈이 열립니당. <-켜는 법 몰라서 헤맴;;

그렇게 어찌저찌 설치 완료... (C드라이브에 남는 공간이 없다는 메세지가 떠서 그 동안 모아 왔던 잡동사니들도 죄다 삭제....<)

오옷....설치된다 설치된다!!!!

메이리다오 역의 빛의 하늘을 모티브로 한 듯한 예쁜 아이콘을 보고

저의 마음은 두근대기 시작했습니다.

"하아....에밀리아 공략할 거야...에밀리아....하악...@p@" <야...

그. 런. 데!!!!!! 

이번엔 언어 문제가 발생....ㅡㅜ

아마 영어권 외의 타 지역 프로그램을 구입해보신 분들은 한번쯤 해보는 경험일 듯 싶은데,

컴퓨터와 게임의 언어가 달라서 실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ㅇ<-<

제 컴퓨터는 "일본어"로 기본 설정이 되어 있었는데 (일본 관련 작업을 많이 하느라고)

게임은 "대만어"로 작성되어 있어서 

나랏말씀이 듕귁에 달아 서로 사맛디아니할쐬..... ㅇ<-<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죠.

컴퓨터 언어를 '중국어 번체(대만어)'로 변경해 준 뒤 재시작을 했습니다.

결국 게임을 실행하는데 성공!!!! 8ㅁ8!!!!

으아아!!!!!

으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에밀리아 짱 귀여워!!!!!!!!!!! <-

게임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딘 "춍인(瓊音)"은 흥분되는 마음으로 항구도시 가오슝에 도착합니다.

목표는 출판사 직원이 되는 것.

수 많은 인파를 지나 이사하게 된 집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 상냥한 소녀, 에밀리아.

노래를 좋아하지만 낯을 가리는 흰머리 소녀 나나.

그리고 작고 여린 몸에서 활기를 내뿜는 소녀 지에얼.

 

이사한 방을 꾸미고, 환영회를 열고, 귀신이야기를 하고...　

서로의 우정을 쌓아가던 나날 중,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면서 춍인의 일상에는 변화가 시작됩니다.

음... 그렇구나.......응???

"춍인"???

"춍인"이 누구야?????

그럼 그...뭐시냐.... 검은 긴머리 그 처자는 어디 간 건데????

그건....게임을 해 보시면 알게 됩니다 uㅅu).... 

일단 게임을 모두 클리어 한 소감을 말씀 드리자면.

제작진 여러분 

아주 고오오오맙습니다!!!!!!!! (큰절) OTL

네, 제일 처음 떠올린 것은 제작진에 대한 감사. 

대만인 여러분, 고마워요 이런 좋은 작품을 만들어 줘서 ㅠㅠㅠㅠㅠ

이번 여름에 꼭 가오슝에 놀러 가야지 mm);;;;;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맘에 들었던 점을 꼽는다면,

-BGM <-진짜... 진짜 좋습니다. OST 앨범 구매하고 싶을 정도.

-에밀리아 <-아이미, 너 내 신부가 돼라.

-주인공이 여성인 점 <-자연스럽게 백합으로 승화!!!

-캐릭터 음성 풀 보이스!!!!! <-빠밤!!!

그리고 왜 아무도 말 안해줬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 완전 백합이잖아 흑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에밀리아x사오춍 백년해로 하세요 

ㅠㅠㅠㅠbbbbbbbbbbbbbbb

조금 아쉬웠던 점이랄까, 아니, 아쉽다기보다는 

'이 정도 스토리라면,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

라는 생각이...

의외로 스토리가 시사적이었달까... 

주인공인 춍인이 떠안고 있는 고민은

대학 졸업을 앞 둔 청년들이 한번쯤 겪는 불안감이기도 해서, 

"아, 이거 이대로 묻히게 하고 싶지 않다. 한국에도 소개하고 싶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뭐...차치하더라도 말이죠 0ㅅ0);;

아 그리고,

예전에 제가 해석한 적도 있긴 하지만,

작중 에밀리아가 부른 게임 주제가 <미완성 START 未完成START> 가사 말인데요...

http://ei-nyong.tistory.com/25 <-가사 및 영상은 여기

제가 처음 들었을 땐,

"이 노래는 에밀리아가 샤오춍에 대한 마음을 쓴 가사인가보다!!! "
라고 생각했었는데,

게임을 하고 나서 다시 들어보니 정반대였던...

오히려 샤오춍이 가오슝에 이사온 뒤, 에밀리아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가사라고 여겨집니다.

아무튼 에밀리아 마지 텐시...uㅅu)... (EMT!!! EMT!!!)

게임은 2차, 3차로 계속 플레이 해 볼 생각입니다.

1차 때 못알아 들었던 중국어를 못해도 80%까지는 알아들을 수 있을 때 까지 반복해서 들어보려고요. (본격 중국어 학습 게임 가오지에 소녀...)

p.s1 youtube로 實列永恆 님의 게임 실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QmbqIPNxpM 

實列永恆님 실황은 나레이션을 다 읽어주기 때문에 중국어 공부에도 좋을 듯!

p.s2 만약 게임을 구입하셨는데 동작이 안 될 경우, 이렇게 해결해보세요.

1. dvd 지역코드를 확인>지역코드 3번으로 설정

2. 설치후 실행이 안 될 경우> 제어판-언어에서 '중국어 번체자(대만)'로 설정후 재시작.

이대로 끝내기는 좀 아쉬워서.

게임상에서 공개 된 몇가지 설정들을 올립니다.

스포일러들을 올렸으므로 원치 않으신 분들은 닫아주세용

1. 게임의 시간적 시점

이 게임의 시간적 시점은 '과거' 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샤오춍이 역무원이 되기 이전의 시점입니다.

공식 설정에서도 보면 샤오춍은 원래 "출판사 직원이나 공무원이 될 생각이었지만, 가오슝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역무원이 된다"고 나와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즉...

2. 가오지에 소녀들이 사는 곳.

주인공 춍인이 가오슝에 도착한 후, 이사할 집을 찾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잠시 주소를 확인하는데요,

그 주소는....

"우푸 1로 41 구"

주소를 검색하면 구글맵에 표시 되는 곳은 바로 여기.

가오슝에 가게 되면 한번 지나가 보고 싶네요.

3.주인공 '춍인'의 정체.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을 '춍인'이라고 밝힙니다.

춍인은 "출판사 직원이 되기 위해" 가오슝에 왔고, 여기저기에 이력서를 보내고 면접을 보는 나날을 반복합니다.

잠깐, 출판사 직원???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에밀리아, 지에얼, 나나가 춍인의 애칭을 지어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이름 글자 하나를 따서 앞에 '샤오'를 붙이니까, 그런 식으로 지어보자는 얘기가 나오고,

나나는 "그럼 샤오인? 음...이건 정치인 이름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치인은 '차이잉원' 총통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차이잉원의 별명은 '샤오잉' 이거든요.

그러자 지에얼은 "그럼 샤오춍이든 샤오숑(흉악한 꼬맹이)으로 하자"는 얘기를 하면서 뭔가 가닥이 잡히는가 싶지만....

그 이후로 춍인의 애칭이 등장하는 일은 없습니다.

게임이 끝날 때 까지 춍인은 춍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런데....

게임이 완전히 끝나고 난 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나면,

춍인의 방이 나오고 에밀리아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직도 안 나오고 뭐해!!! 빨리 나와 샤오춍!!! "

"응 그래 알았어!!"

그리고 화면에 비춰지는 장면은....

역무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주인공, 샤오춍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