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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ION

마나모의 3단어 소설

뇨랑 2020. 4. 11. 18:02

마나모가 중학생 때부터 단어 3개를 가지고 소설 쓰기를 하는 취미가 있었는데 이번에 그걸 써 봤다네요.

블로그에 올렸길래 번역해 봤습니다.

여러분도 읽으면서 마나모가 어떤 단어 3개를 가지고 소설을 썼는지 추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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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백조 아냐? 응? 봐봐!"

 

눈 앞에 흔들리는 듯한 강한 햇살 속에서 갑자기 어깨를 치는 느낌을 받은 나는 놀라서 돌아보았다. 그 앞에 있던 낯선 소녀 너머로 보이는 하얀 새는 아무리 봐도 백로여서 소리를 내 웃고 말았다.

 

"저건 백조가 아니라 백로 아냐? 백조는 여름엔 북쪽으로 날아가니까 지금은 없을텐데"

 

바로 대답해놓고는 '기분 상했으면 어쩌지?' 하고 있으려니 "척척박사네!" 하고 소녀는 웃었다.

이것이 나와 소녀 '리나'와의 만남이었다.

 

그 날, 갑자기 리나가 말을 걸어온 건 정말로 우연이었는데, 학교에서 귀가 도중에 강을 헤엄치는 하얀 새를 발견하곤 기분이 들떴던 거라 말했다.

 

"그도 그럴게 너도 교복차림이고, 나도 교복차림이었는걸. 그치? "

 

서로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아는 상태라면 안심되잖아? 라며 리나가 웃었지만 난 여학교 교복 차이 같은 건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겠네" 라며 모호하게 끄덕였다.

리나랑은 그 후로도 자잘하게 교류가 이어졌다. 단지, SNS 맞팔은 했지만, 리나는 음악학교를 다니느라 바빠서 좀처럼 만날 일은 없었다. SNS에 리나가 올리는 일년에 한번 있는 일본음악 연주회 포스터나 일본거문고 앞에 앉은 사진을 보면서 매번 "살고 있는 세계가 다르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다.

리나는 무사히 고등학교와 연계된 음악대학으로 진학이 정해졌고, 나도 홋카이도에 있는 대학의 농학부로 진학하게 되었다. 리나와는 그 뒤로 거의 연락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게 순정만화였다면 사랑이 시작하는 만남을 겪은 우리들이었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진전되지 않았던 건 "운명"도 "현실"도 아닌, 바로 나였지만.

대학교 2학년의 매우 청명한 여름 날, 별 생각 없이 발견한 리나의 sns에는 홋카이도로 온다는 글이 있었고, 조금 망설인 끝에 나는 연락을 했다.

 

"홋카이도에 온다고? 나도 지금 홋카이도에 있는데 만날 수 없을까??"

 

여행 캐리어를 들고 내 앞에 나타난 리나는 처음으로 만났을 때와 변함없이 아름다웠다.

 

"오랜만이야! 도쿄에서 바로 와버려서 짐이 좀 많긴 한데"

"우와 괜히 고생시킨 거 같아 미안한데"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괜찮아! 언니네 집에 가는 거라. 본가는 무로란(室蘭)에 있지만 언니가 삿포로에 사니까 오늘은 거기서 자려고"

"어? 리나 홋카이도 출신이었어? 센다이인 줄 알았지"

그건 내 멋대로 착각한 게 문제였지만, 리나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응? 내가 그런 말 했던가? "

"아니, 야구관전하러 자주 가는 거 같았거든"

sns에 올라왔던 크림슨 레드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떠올리며 대답하자, 리나가 납득한 듯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야구를 좋아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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